오늘은 약간의 덕후 인증으로 시작해보겠습니다.
구독자 여러분들은 혹시 <드래곤라자>라는 90년대 판타지소설을 읽어보셨나요? 만약 아직 읽어보시지 않았다면, 부럽습니다. 처음 읽을 때의 그 충격을 느낄 기회가 있으니까요(만약 책은 이미 읽어보셨다면, 남도형 성우님이 참여한 오디오북도 강추합니다).
<드래곤라자>에는 모든 독자가 인정하는 전설적인 명대사가 존재합니다. 바로 “나는 단수가 아니다”라는 한 문장입니다. 이 대사는 ‘나’라는 존재가 혼자 독립된 실체가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과거의 경험, 그리고 세계와의 연결 속에서 구성된 다중적 존재임을 강조합니다.. 한 인간의 정체성은 고정된 실체가 아닌, 시간과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확장되는 다원적 구조를 지닌다는 것이죠.
이 대사는 곧, ‘나’는 내 안에 있는 수많은 기억, 타인과의 관계, 그리고 사회적 역할들이 얽혀 있는 복합체라는 선언입니다. 친구의 말투를 따라하고, 부모의 사고방식을 내면화하고, 상사와 갈등하고, 책 속 인물에 감정이입을 하며 살아가는 우리는 사실 누군가의 일부이자, 동시에 또 다른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는 존재인 것이죠.
5월은 유난히 다사다난하고 복잡합니다. 안그래도 복합적이고 다중적인 ‘나’를 더 고민하게 만드는 달입니다(부모님, 스승님, 어린이들까지, 챙겨야 할 사람이 참 많잖아요). 그래서 더더욱, 지금의 ‘나’는 어떤 존재인지 되새겨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어떤 존재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살고있는지, 그리고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를요.
- 5월을 평안하게 마무리하시길 바라며, 민혜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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