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밤, 비 예보를 보며 일요일 야구는 안하겠구나 싶었습니다. 강수 확률과 강수량이 도저히 야구를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거든요. 잠들기 직전까지도 한 번 더 확인했고, 아침에 눈 뜨자마자 또 예보부터 열어봤습니다. 같이 야구 보는 절친과는 “야, 눈감기 직전에 날씨 보고, 눈 뜨자마자 또 날씨를 보다니… 누가 보면 엄청 활동적인 사람인 줄 알겠다. 완전 집순이면서!”라며 웃기도 했고요.
결과적으로, 야구는 열렸습니다. 중간에 잠깐 비가 내려 경기가 중단되긴 했지만, 하루 종일 ‘곧 비가 온다’는 예보는 ‘잠시 뒤로 미뤄졌습니다’를 거쳐 결국 ‘그냥 야구 끝나고 올 거예요’로 마무리됐죠. 요즘 일기예보는 예보라기보다 거의 실시간 중계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파워 P입니다.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나 변화 자체를 싫어하진 않아요. 오히려 흥미롭게 느낄 때도 많습니다. 다만 체력과 능력의 한계 때문에 그 흐름을 계속 예의주시하게 되는 타입입니다. 마치 일기예보를 시간마다 확인하듯, 최대한 많은 정보를 쌓아두고 상황을 지켜보는 사람이죠. 그래서 변화를 싫어하진 않지만, 조금 피곤해하긴 합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제 요즘이 꼭 그 일기예보 같습니다. 예상했던 흐름과는 조금 다르게 흘러가고 있고, 변화가 잦습니다. 그래서 피곤하긴 하지만, 결국은 제가 늘 해왔던 방식대로 ‘지금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나씩 해보자’ 모드로 슬며시 들어가게 될 것 같아요. 언제나처럼요.
지금의 이 변화도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면 그저 지나가는 길 중 하나였다고 담담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날이 오겠죠.
그래서 HMH이 뭐냐구요? ‘하면 해’ 라고합니다. 요즘 10대들이 쓰는 신조어라네요.🙄
- 늘 그렇듯 hmh 모드로 돌입 중인 혜림 드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