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들과 1박 2일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학창 시절에는 매일 붙어 다녔지만, 지금은 1년에 서너 번쯤 얼굴을 보는 사이. 그래서 만나기 전에는 괜히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우리 만나면 할 말은 많을까?”
막상 함께 시간을 보내기 시작하니 그런 걱정은 금세 사라졌습니다. 같이 관광지를 돌아다니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기념사진도 찍고요. 그저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생각보다 훨씬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는, 사진을 찍어주시던 분이 여러 포즈를 알려주며 코치까지 해주셨습니다. 요즘 같았으면 절대 안 했을 법한 포즈였는데, 그날은 이상하게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괜히 웃음이 나고, 카메라 앞에서 장난도 치게 되더라고요.
사진을 보면서 친구들끼리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이거, 회사 사람들이랑 왔으면 절대 안 찍었을 듯ㅋㅋ” 아마도 어린 시절에 만난 친구들이라서, 이런 모습이 자연스러웠던 거겠죠. 별것 아닌 일에도 같이 웃고, 카메라 앞에서 괜히 신나던 그때의 감정이 아직 남아 있어서요.
오래된 친구가 특별한 이유는, 그 사람을 만나면 잠시나마 그 시절의 나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라는 말을 예전엔 잘 몰랐는데,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습니다. 30~40대가 유독 버겁게 느껴지는 이유가 책임이 늘어나서라는 말도, 요즘엔 꽤 그럴듯하게 들리고요.
그래서 가끔은 이런 시간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어깨 위에 얹힌 것들을 잠시 내려두고, 별 이유 없이 웃을 수 있었던 시절로 잠깐 돌아가 보는 시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