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스스로를 꽤 둥근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디에 가도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어색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어내는 일을 좋아합니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편안한 공기를 만드는 것도 제 장점이라고 믿어왔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둥글다는 것이 때로는 흐릿하다는 말과 닮아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모두와 잘 지내려는 마음이 너무 앞서면,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이 일에서 무엇을 끝까지 물어야 하는지 흐려질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일 잘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다룬 한 인터뷰 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특히 기억에 남았던 것은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생각이 선명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단순히 주어진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상대의 진짜 고민은 무엇인지, 어떤 연결과 도움이 필요한지를 계속 묻는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생각해보면 사람에게는 둥근 모드와 뾰족 모드(?)가 모두 필요한 것 같습니다. 사람들과 함께할 때는 둥글게 분위기를 만들 수 있어야 하지만, 문제를 바라보고 방향을 정해야 할 때는 뾰족하게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뾰족함은 차가운 태도가 아니라, 흐려지지 않는 생각을 의미합니다.
제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도 더 선명하게 생각하는 사람. 사람을 편하게 하는 힘은 잃지 않되, 중요한 순간에는 생각의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사람. 둥근 태도와 뾰족한 생각 사이의 스위치를 잘 켜고 끄는 사람. 요즘 제게 주어진 과제는 그런 사람이 되어가는 일인 것 같습니다.
- 둥글지만 흐려지지 않고 싶은 찬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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