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습니다. 비상계엄령 선포라는 비현실적인 사건이 발생한 지 4개월 만에 나온 결정이었죠. TV 중계를 보며, 우리나라 상공에 거대하게 자리 잡고 있던 정치적 불확실성이라는 회색 기단이 걷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불확실성은 마치 안개와 같습니다. 천천히 운전하면 전방 시야가 조금씩 열리지만 속도를 내기는 어렵습니다.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에서 우리는 창업이나 이직, 결혼 같은 중요한 결정을 미루고 소비보다는 저축을 선택하게 됩니다. 흥미롭게도 불확실성의 체감 정도는 국가마다 다릅니다. 제가 미국에서 사업할 때, 라티노 직원들은 거의 주말마다 BBQ 파티를 열었던 것 같습니다. 친척들이 이웃에 옹기종기 모여 살고 아기들도 많이 낳았습니다. 이런 현상은 통계로도 증명됩니다. ‘불확실성 회피 지수(UAI)‘를 비교해 보면 한국은 88 미국은 42로, 우리가 미국인들보다 두 배는 걱정이 많고, 이를 다른 표현으로 하면 불확실성을 견디는 힘이 절반에 불과하답니다.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지혜 연구‘에 따르면, ‘삶의 불확실성을 수용하고 다루는 능력’은 지혜의 다섯 요소 중 하나입니다. 인생은 언제나 불확실성의 안개 속을 걷는 것이며, 사업, 직장, 결혼, 육아 모두 정답 없는 문제 해결의 연속이니 그냥 받아들여야 합니다. 대신, 큰 꿈을 품었더라도 액션 플랜은 작게 토막 내 실행한다면 불확실성의 부정적 영향을 현저히 줄일 수 있습니다. 사업 계획을 짤 때, 나직이 발음해 보면서 쫄리지 않는 숫자를 단기 목표로 삼습니다.

작년 7월 센터장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스얼의 재정적 자립이라는 어마어마한 목표를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지금 저의 목표는 아담하게도 올해 상반기 안에 평판 좋은 회원사 20곳을 모시는 것입니다. 아기 걸음으로 키우고 다지고 또 키우고 다지는 추세를 차분하게 이어가다 보면 꿈이 이루어지겠지요. 보폭도 넓어지구요.

-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나아가는 기대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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