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평화롭고 따뜻한 주말, 잘 보내셨나요?
오늘은 영화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는 대학 시절 교양 강의에서 우연히 본 작품이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때때로 머릿속에 장면들이 떠오르는 영화입니다. 이야기 자체는 한 소년이 친구의 공책을 돌려주기 위해 낯선 마을을 찾아 나서는 단순한 이야기인데요, 당시에는 그저 조용하고 느린 영화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장면들을 다시 떠올려 보면, 그 여정이 보여주는 성실함과 타인에 대한 책임감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주인공 아흐마드가 친구의 집을 찾아 헤매는 과정은 단순한 심부름이 아니라, 어떤 가치를 지키기 위한 노력처럼 느껴집니다. 아이는 여러 번 길을 묻고,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데요, 이는 때때로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 현실에서도 끝까지 자신의 역할을 다하려는 태도를 상징하는 것 같아보이기도 합니다. 영화 속 외로운 풍경과 반복되는 장면들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것들이 중요한 것을 지키기 위한 인내의 시간이었다는 생각도 하게 되고요.
이 영화를 떠올릴 때마다, 지금의 나 역시 누군가를 향해 조심스럽게 길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목적지가 분명하지 않더라도 멈추지 않고 걸어가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영화는 조용히 알려줍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각자의 방식으로 ‘친구의 집’을 찾아가는 중인지도 모릅니다. 어디인지 모를 그 집으로 가는 길 자체가 중요한 걸지도요. 이번주도 열심히, 멈추지 않고 길을 찾아가 보시죠.
- 헤매는 시간도 아깝지 않으리라 믿으며, 민혜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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