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부산 토박이입니다.
그래서일까요, 가끔은 제가 한 말이 뜻밖의 오해를 부르기도 해요.
예를 들면, “정은님, 지금 미팅 가능해요?”라고 물음에
“잠시만요, 이메일 마무리하고요”라고 답하면 될 일을 그냥 “이것 좀 하고 하면 안 돼요?” 라고 아무 생각 없이 툭 던져버리곤 하죠. 사실 저는 전혀 화난 게 아니었는데, 상대는 잠깐 당황하며, “어....? 화나신 건가?” 하고 눈치를 볼 때가 있습니다.
스얼에 입사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제 자리 창가에는 이런 문구가 붙어 있었습니다.
“경상도 출신 실장이라 목소리가 큽니다. 화난 거 아닙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
제 동료가 센스 있게 붙여줬는데요.. 그걸 보고 한바탕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 하루는 참 많은 말들로 채워집니다.
어떤 말은 스쳐 지나가고, 어떤 말은 괜히 오래 남아 마음을 데우기도, 때로는 흐리게 하기도 하죠.
‘말에도 온도가 있다’는 말, 공감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때론 한마디의 격려가 힘든 하루를 버티게 하고, 가벼운 농담이, 의도치 않게 선을 넘을 때도 있고요.
그래서 요즘 들어, ‘말’에 대해 자주 생각하게 됩니다. 어느 에세이에서 읽은 “말이라는 건 결국 듣는 사람의 마음속에서 완성된다”라는 문구가, 최근 들어 더 깊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다들 실수도 하고, 가끔은 말이 앞질러 나갈 때가 있죠. 우리 문화를 만드는 것도, 분위기를 결정짓는 것도 매일 오가는 ‘말’이라는 사실.
어쩌면 오늘 우리가 나누는 한마디 한마디가 팀의 온도계를 만들고 있을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