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출근길에 커피를 사며 컵에 붙어 있는 오늘의 운세와 행운 지수를 보는 순간, 작은 위안을 얻습니다. 행운 지수가 100%이거나 “모든 일이 다 될꺼예요” 라는 희망적인 문구라도 보이면, 괜스레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곤 하죠.
한때 영어 울렁증을 극복해보겠다고 출근 전 영어학원을 다닌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과 영어로 대화하는 시간이 너무 부담스러워 아웃풋 시간에 맞춰 일부러 지각하거나, 눈치껏 일찍 빠져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럴 거면 왜 학원을 다니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날 아침, 무심코 집어 든 커피컵의 스티커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
이 짧은 문장이 이상하게 마음을 울렸습니다. 저는 그 스티커를 떼어 필통에 붙이고 다니며, “뭐,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공부를 이어갔습니다. 아웃풋 시간은 빠지더라도, 인풋에 투자하는 것만으로도 분명 도움이 될 거라 믿으면서요. 물론 지금 영어 잘하냐고 물으신다면… 네, 여전히 못합니다!
요즘 제가 하루의 위안을 얻는 또 다른 방법은 나태주 시인의 일력을 넘기는 일입니다. 아침마다 한 장씩 넘기며, 잠깐 멈춰 생각에 잠기곤 하죠.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 문구는 이렇습니다.
“하늘 아래 내가 받은 가장 커다란 선물은 오늘입니다.”
영어에서 present가 ‘현재’이자 ‘선물’이라는 뜻을 함께 지닌다고 하죠. 오늘이라는 선물을 받은 우리 모두가, 이 하루를 마음껏 즐기셨으면 합니다.
- 선물 같은 하루를 응원하며, 설연 드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