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를 맞아 오랜만에 멀리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장시간 비행 후 렌트카를 픽업해 남쪽으로 3시간을 달렸는데요, 고속도로에 진입하자마자 뭔가 이상한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차들이 전부 삐뚤게 달리고 있었습니다. 🤯 차선을 정확히 지키는 게 아니라,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치우친 채 달리는 차들이 수두룩했고, 심지어 두 차선을 동시에 점령한 채 달리는 차량도 심심치 않게 보였어요.
처음엔 황당했고, 그다음엔 너무 어이가 없어서 낄낄 웃게 됐습니다. 이 나라는 대체 왜 이렇게 운전하지? 의문이 쌓인 채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그제야 조금 이해가 됐습니다. 도로가 정말, 상상 이상으로 좁고 복잡하더라고요. 급커브가 연속인 해안 절벽 도로에, 백 년쯤 됐을 것 같은 터널까지. 그 속에서도 운전자들은 신기하게 질서를 지킵니다. 먼저 커브에 진입한 차를 기다려주고, 비좁은 길에서는 서로 손짓으로 방향을 알려주며 아슬아슬하게 공간을 나누어 지나갑니다.
고속도로에서처럼 거칠게 보이던 운전이, 이곳에선 살기 위한 유연함이었구나 싶었어요. 나중에 들으니, 이 나라는 오랫동안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차선‘보다 ‘상황’에 맞게 운전하는 문화가 생겼다고 하더라고요. 무슨 일이든, 내 기준으로 이상하다고 단정짓긴 어렵다는 것. 그들에겐 그들만의 이유가 있고, 그 안엔 나름의 질서가 있다는 걸 몸으로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 그래도 고속도로에선 차선을 지켜야 하지 않나 생각하는 지영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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