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참 낮잠을 자고 난 고양이의 냄새를 좋아합니다. 따뜻해진 가슴에 살며시 얼굴을 대면 유난히 꼬숩고 포근한 냄새가 납니다. 마치 햇살 좋은 날 잘 말린 두툼한 수건에 얼굴을 묻었을 때처럼 뽀송하고 따뜻합니다.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때면 또 하나 좋아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퇴근하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렸을 때 어디선가 맛있는 음식 냄새가 날 때입니다. 어느 집에서 나는 냄새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럴 때면 작은 기대를 합니다.
‘이 맛있는 냄새가 우리 집에서 나는 거였으면 좋겠다.’
현관문을 열었는데 정말 우리 집에서 나는 냄새일 때면 참 행복합니다. 맛있는 밥이 있다는 것도 좋지만, 내가 돌아오기 전에 나를 생각하며 밥을 준비해준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더 좋습니다. 이런 날이면 남편에게 “오빠, 너무 행복해!” 하며 신이 나서 그 마음을 표현합니다.
생각해보면 제가 좋아하는 순간에는 늘 가족이 함께 있습니다. 한참 낮잠을 자고 난 고양이의 꼬수운 냄새와 보드라운 감촉이 있고, 현관문을 열면 나를 기다리는 사람과 나를 위해 준비된 저녁이 있습니다. 너무 익숙해서 평소에는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입니다. 하지만 평범한 하루가 따뜻한 건 거창한 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 안에 사랑하는 가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이 평범한 하루가 참 고맙습니다. 여러분도 오늘 하루,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 평범해서 더 좋은 순간을 많이 만나시길 바랍니다.
- 가족의 온기를 좋아하는 설연 드림 - |